어린이날 새벽, 참극이 벌어졌다. 생활고를 겪던 30대 부부가 아들과 딸을 꼭 껴안은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시흥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5분쯤 시흥시 은행동의 한 농로에 주차된 SUV차량에서 A씨(34)와 아내(35), 아들(4)과 딸(2)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운전석 뒷좌석에는 A씨가 아들을, 조수석 뒷좌석에는 A씨의 아내가 딸을 각각 껴안은 채 숨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날 오전 11시쯤 경기도 광명시 한 렌터카 업체로부터 차량을 빌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차량이 입고되지 않자, 렌터카 업체 측이 GPS 추적을 통해 차의 위치를 확인했고 시흥시 현장을 찾은 렌터카 업체 직원이 차량안에 숨진 가족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거주지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외진 농로였다.
발견 당시 차문은 닫혀진 상태로 내부엔 연기가 가득했고 차량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소지품 등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A씨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A씨 부부는 최근 부채 때문에 무척 힘들어했고 파산신청을 해 매월 80만원씩 상환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 등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