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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도로·공원은 기반시설, 주차장은 상품인가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지방정부의 책임도 함께 커진다. LH가 도시를 개발하지만 준공 이후 도로·공원과 각종 공공시설의 운영과 관리는 대부분 지자체의 몫이 된다.

그중 하나가 주차장이다.

신도시에는 도로와 공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들어오고 상가가 생기면 차량도 늘고 주차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그런데 공공택지에서 조성된 주차장 부지는 지자체가 LH로부터 다시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차장이 요금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라는 이유로 도로·공원과는 다른 공급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현실은 다르다.

주차장 부지를 매입하면 다시 시설을 조성해야 하고, 이후에는 인건비와 전기료, 청소비, 관제시스템 유지비, 시설보수비가 계속 들어간다. 공영주차장은 주민 편의를 위한 시설인 만큼 민간주차장처럼 높은 요금을 받기도 어렵고 각종 할인과 감면도 적용된다.

결국 지방정부는 땅을 사고, 시설을 만들고, 수십 년간 관리하는 부담​을 떠안는다.

시흥시도 은계·장현·목감 등 개발지역의 주차장 확보와 조성에 이미 1천100억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했고, 앞으로도 440억원이 넘는 추가 부담이 예정돼 있다.


LH는 이렇게 항변할 수도 있다. 

“신도시를 만들어 공급했는데 주차장까지 무상으로 넘겨야 하느냐”고. 일리가 전혀 없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주차장은 도시가 커질수록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지방정부가 주차난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안 살 수도 없는 기반시설을 별도의 상품처럼 다시 돈을 받고 파는 구조라면, 이른바 ‘끼워팔기’와 무엇이 다른지 한번쯤 물어볼 만하다.

신도시는 LH가 만들었는데, 주차장 청구서는 왜 지방정부가 받아야 하는가.

특히 대규모 상업지역은 처음부터 상당한 주차수요를 만들어낸다. 아파트와 상가에는 건축 규모에 따라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정작 도시 하나를 새로 만드는 공공택지에서는 필요한 공공주차장 부지를 별도의 공급용지로 남겨두는 방식이 합리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개발 단계에서 예상 교통량과 상업시설 규모에 맞는 공공주차장을 확보하고, 장애인·친환경차 주차구역과 충전시설까지 갖춰 일정 부분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여기에 준공 이후의 비용까지 함께 봐야 한다. 

개발사업자는 몇 년 동안 도시를 만들지만 지방정부는 그 도시를 수십 년간 관리한다. 앞으로는 개발사업의 사업성을 따질 때 사업비뿐 아니라 생애주기 비용, 즉 준공 이후 지방정부가 부담할 장기 유지·관리비용까지 함께 살펴보는 방식이 필요하다.

LH는 단순히 택지를 조성해 공급하는 개발회사가 아니다. 공공이 도시를 만든다면 준공 이후 지방정부와 주민이 감당해야 할 비용까지 고민해야 한다.

주차장은 상품이기 전에 기반시설이다.

도시를 만들었다면 그 도시가 제대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시설까지 함께 마련하는 것이 공공개발의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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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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