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 편집자주=시흥시가 ‘인천–경기시흥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인프라 구축과 정책적 논의가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시흥바이오 클러스터가 현재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생태계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과 과제를 사실과 구조적 분석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

■ 팬데믹 이후, 바이오 산업 전략의 변곡점과 시흥의 선택
코로나19 팬데믹은 바이오 산업의 위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백신과 치료제, 의약품 공급망을 둘러싼 국제 경쟁은 바이오 산업이 더 이상 특정 국가나 기업의 선택 산업이 아니라, 국민 생명과 국가 경제안보를 동시에 지탱하는 핵심 전략산업임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는 2024년 바이오의약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지역 단위의 바이오 특화단지 육성을 본격화했다. 시흥시는 이에 앞서 교육–의료–바이오를 연계한 도시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고, 그 결과 2024년 ‘인천–경기시흥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수도권 서남부 바이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기반을 확보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세계 1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 조성’ 비전은 시흥이 단순한 참여 도시를 넘어, 국가 바이오 산업을 견인하는 전략적 축으로 성장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빠르게 실체를 갖춰가는 시흥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하다
시흥바이오 클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선언이 아닌 실행, 그리고 구축 속도다. 특화단지 지정 이후 시흥은 핵심 기반 인프라를 가장 빠르게 현실화하며 산업 생태계의 물리적 골격을 갖춰가고 있다.
▲배곧서울대병원 착공(2025년 8월): 정밀의료·임상연구·AI 기반 디지털헬스를 아우르는 첨단 의료 연구의 중심축 확보 ▲KTR 시흥 바이오메디컬 연구소 기공(2025년 12월): 세포·유전자치료제 실증, 평가, 공정 검증이 가능한 기술 실증 허브 구축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바이오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 선정(2025년 4월): 고급 연구 인력 양성 체계 본격 가동 ▲CAR-X 세포치료제 GMP 실증센터 유치(2025년 7월): 첨단 바이오의약품 상용화 실증 플랫폼 구축 ▲한국공학대학교 첨단바이오 기업협력센터(ICC) 개소(2025년 11월): 바이오 소부장 연구·기술지원·실증 연계 강화 ▲경기시흥 SNU 제약바이오 인력양성센터 개소(2025년 7월): 현장 중심의 인력 공급 시스템 구축 ▲종근당 시흥 유치(2025년 6월): 앵커기업 확보를 통한 산업 신뢰도와 확장성 강화 |
이들 프로젝트는 개별 사업의 집합이 아니라, 병원–연구–인력–기업이 서로 연결될수록 클러스터의 성장 속도를 가속하는 구조적 하드웨어다. 시흥은 계획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생태계의 물리적 기반을 이미 현실로 구현하고 있는 도시로 전환하고 있다.
■ 다음 단계는 ‘운영의 기술’
혁신 생태계 고도화와 상생 전략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보스턴, 바젤, 고베 모두 인프라(H/W)에 더해 운영체계(S/W)와 글로벌 협력이 동시에 작동할 때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형성됐다.
보스턴은 대학–연구–투자–창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계 최대 바이오 창업 허브로 성장했고, 바젤은 글로벌 제약사의 본사·R&D·생산시설이 집적된 유럽의 핵심 거점이다. 고베는 재생의료와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연구와 제조가 결합된 바이오 복합산업도시로 자리 잡았다. 이들 도시는 공통적으로 연구–실증–제조–창업–투자–임상이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하는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흥바이오 역시 이제 이러한 운영 역량을 본격적으로 내재화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기존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도시라는 점은 바이오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에 있어 시흥만의 강점이다. AI 신약개발뿐 아니라 바이오 공정장비, 자동화, 품질관리, 소부장 분야에서 AI 기반 혁신을 병행한다면, 시흥은 AI–바이오–제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클러스터라는 독자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 초기부터 ‘글로벌’을 전제로 설계된 클러스터
바이오 산업은 태생적으로 글로벌 산업이다. 임상, 규제, 시장, 기술, 인재 모두 국경을 넘어 움직인다. 그럼에도 국내 다수의 바이오 클러스터는 인프라 구축 이후에야 글로벌 전략을 모색해 왔다.
반면 시흥바이오 클러스터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 협력을 정책과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설정했다. 이는 시흥이 단기간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바이오 산업의 국제적 교두보로 성장할 수 있는 결정적 경쟁력이다.
■ 글로벌 비상을 위한 연결의 시간
시흥산업진흥원은 시흥시 산업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기관으로서, 바이오 혁신 생태계의 협력 구조와 글로벌 창업 환경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4월 바이오산업실을 신설했지만, 그 이전부터 축적해 온 국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보스턴·바젤·고베 등 세계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협력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시흥바이오 클러스터는 이미 물리적 기반(H/W)을 빠르게 확보했다. 이제 그 기반을 서로 연결하고 활성화하는 운영체계(S/W)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글로벌 기업과 연구기관을 수용할 공간 확충, 바이오 제조 혁신, 국제 공동 실증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그러나 그 과제와 병행해 반드시 가속화해야 할 핵심 전략은 글로벌 협력이다.
시흥이 지향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국내 기업이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 해외 기술과 인재가 시흥으로 들어오는 통로.”
지금 시흥은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가운데 가장 빠르고 전략적으로 글로벌 바이오 혁신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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