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경기도의회 국외출장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7급 공무원이 2026년 1월 20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수사의 출발점은 국민권익위원회가 2022~2024년 국외출장 실태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항공료 부풀리기 등 비위를 의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데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비즈니스석 항공권 영수증을 발급받고 실제로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해 차액을 다른 경비로 돌리는 방식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드러난 또 다른 문제는, 입건된 수사 대상이 대부분 실무직 공무원에만 머물렀다는 점이다.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국외출장의 당사자는 누구였는가.
비행기에 오른 사람은 누구였고, 그 출장의 성과를 정치적 이력으로 남긴 사람은 누구였는가.
출장의 주체는 의원들이었다. 그 출장으로 발생한 편의와 이익 역시 의원들이 누렸다. 그럼에도 수사의 무게추는 실무자에게만 쏠려 있다.
설령 의원들이 구체적인 집행 과정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해도,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수년간 반복돼 온 구조를 묵인해 온 책임, 그리고 이번 사건 이후에도 통렬한 반성과 성찰의 목소리가 없다는 사실이 더욱 개탄스럽다.
시흥시의회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외출장과 관련해 의회 공무원과 여행사 대표가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그 출장에 동행했던 의원들, 출장 계획을 승인하고 예산을 의결했던 시흥시의회의 책임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어떤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다.
높은 권한을 가진 자에게는 관대하고,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만 엄격한 책임을 묻는 모습. 이것이 과연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윤리 정치’의 얼굴인가.
시민의 대표라면 시민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와 도덕을 요구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의 의회는 그 요구를 외면한 채, 책임은 아래로 흘려보내고 자신들은 제도 뒤에 숨는 비뚤어진 자화상에 가깝다.
매년 국외연수를 둘러싼 외유성 비판은 반복된다. 그때마다 의회는 “제도 개선”을 말하지만,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그 끝에는 또 한 명의 억울한 죽음이 남았다.
이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나 하위직의 문제로 정리한다면, 같은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치는 결과만 누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기술이 아니다.
이익을 본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상식이 바로 서지 않는다면, 억울한 희생자는 또 나올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라 고백이며, 변명보다 반성이다.
그 최소한의 윤리마저 외면한다면, 시민은 더 이상 의회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