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획/특집

봉사의 선택은 우연이었지만…지금은 곧 생활이다

이상기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시흥지구협의회 회장

지난 1월부터 시흥시민의 소박한 삶을 조명하기 위해 <시흥시민을 만나다> 코너를 시작한 지도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일반시민에게 있어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 신문지면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한 이 코너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음에도 평범한 시민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긍정적 소리를 듣고 있다. 시흥시 구석구석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은 앞으로도 꾸준히 전개할 예정이다. 이번 제71호에는 생명존중을 실천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시흥지구협의회 이상기 회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내 어머니가 동네 아이들에게 거의 매일 밀가루로 국수로 만들어 먹였다. 특별히 어떠한 말씀을 하시진 않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어머니는 생활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것 같다.“

 

생명존중을 모토로 각종 재난·재해시 인간의 생명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는 '적십자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곳곳에 적십자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적십자사는 인간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이런 모습이 '적십자사'의 활동에 대한 일반적인 모습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적십자사의 활동은 좀더 다양하게 구분돼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다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힘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시흥지구협의회 이상기 회장(53) 역시 이러한 적십자사의 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경기도 31개 시군구 중 봉사회가 존재하는 곳은 11개 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시흥지구협의회 역시 시흥시뿐만 아니라 안산시를 포함한 인근 지역에까지 활동 영역을 가지고 있다.

 

이 협의회에서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은 '4대 희망풍차'라는 프로그램이다.

 

4대 희망풍차는 노인복지 다문화 청소년 장애인 등 사회 약자를 배려하고 그들을 발굴해 보호하는 활동을 말한다.

 

특히, 이 단체의 활동에서 주목할 점은 다문화 가정에 중복지원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최근 해외이주자 중에는 각종 복지혜택을 중복적으로 받는 사람이 있어 실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가지 못하는 폐해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이 단체에서는 행정기관과 연계해 실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발굴해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을 찾다보면 의외로 심각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결혼이주자 중에서는 사실상 집에서 갇힌 채 사는 사람들도 있다. 배우자들의 그릇된 생각에서 이런 부분이 발생되기도 하지만 의외의 내용도 듣는다. 다문화기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참여시키기 위해 기관에 보냈더니 가정환경을 상호간에 비교를 하고 집에 와서 배우자에게 불평을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배우자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결국 기관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 묶어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런 상황을 확인한 후 해외이주자 가정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도 한국 문화를 습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지난 해에는 '모국에 선물 보내기' 행사를 진행했다. 각 가정별로 고향의 가족에게 선물을 준비하게 했고, 봉사회에서는 이 선물을 보낼 수 있도록 택배비를 지원하는 행사였다.

, 올해는 열무김치 담기와 고추장 담기 행사를 진행했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결혼이주자들을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꺼리던 배우자들도 막상 프로그램 참여 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일단 다문화가정과 신뢰를 높이는 일이 필요했다. 계획된 프로그램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들이 직접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챙기다보니 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봉사회에는 약 769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회원은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RCY 단체 회원을 제외한 회원수이다. 적지 않은 숫자다.

 

그는 청소년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최근 가장 심도있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아이들이 잘 자란다는 것은 사회의 뿌리가 튼튼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사회 주변을 돌아보면 안타까운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정도다.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회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결코 가정에서 달갑지 않을 수 있는 데 남편, 자식들 모두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원래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좋아했었냐고 물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의 대답은 "No"였다.

 

오히려 자신은 뒤늦게 봉사에 눈을 뜬 경우라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밀가루 음식을 잘 못먹는다고 한다. 어렸을 때 자신의 어머니가 거의 매일 동네 아이들에게 국수를 직접 만들어 먹였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직업과 연관돼 집에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않은 밀가루가 많이 들어왔다. 그 밀가루가 들어오면 어머니는 손수 밀가루로 국수를 만들어 동네에서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을 불러 먹였다. 그러다보니 칼국수라고 하면 지금도 질려서 못먹는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

 

이 회장 집안의 이와 비슷한 모습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아버지 역시 주변사람에게 베푸는 모습을 좋아하셨단다. 동네에서 거렁뱅이(거지의 경기도 지방 사투리), 정신이상자 등 할 것 없이 집에 데려와 식사를 대접했다.

 

"시아버지는 절대 사람을 무시하지 않으셨다.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사람으로 생각했다. 결국 이러한 모습들은 내가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사람을 존중하는 것부터가 아무래도 봉사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그는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끝까지 봉사라는 굴레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뒤늦게 이러한 활동에 대해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이제는 자신의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그는 강조한다.

 

"성격도 내성적에서 이제는 외향적으로 변했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사회를 살아가는 데 활력이 된다. 그만큼 이 활동은 여러 가지 긍정적인 모습을 가져다준다."

 

생명존중을 모토로 활동하고 있는 적십자사 봉사회.

 

이상기 회장과 그들의 활동이 이 사회에 더 큰 빛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해본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

더보기
기후소송 공개변론 시작에 헌법재판소와 함께 국회도 주목 [시흥타임즈] 정부의 기후대응 계획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이 헌법소원 제기 4년 1개월만에 열리면서 그간의 진행과정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3월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활동가 19명이 이른바 ‘청소년 기후소송’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유사 소송이 이어졌고, 헌재는 이 소송에 더해 △2021년 시민기후소송 △2022년 아기기후소송 △2023년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 헌법소원 등 다른 기후소송 3건을 모두 병합해 지난 23일 진행했다. 헌법재판소가 4년 여만에 공개변론을 진행하면서 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 공개변론으로 주목받게 되었는데, 그 배경으로 지난 해 국회 국정감사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수원시갑, 더불어민주당)은 2023년 10월 16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헌재가 기후소송과 관련해 소극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후소송이 제기된 지) 3년 7개월 지났는데도 아직 (소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확인이 안 된다”며 “헌재에서 3년이 넘은 이 사건에 대해 공개심리를 하든 결론을 내든 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공감하며 “늦지 않게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