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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기획/탐방] 시흥시주거복지센터

“안전하게 편히 쉴 수 있는 집, 이것이 복지다”

[시흥타임즈=우동완 기자] 지난 2014년 실시한 ‘시흥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시흥시 전체 14만2258가구 중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지 못하는 ‘주거취약계층’ 이 5만1829가구로 전체 가구수의 3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취약가구는 대부분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한 건물을 쪼개어 임대하는 원룸이나 옥탑, 지하방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득수준이 낮다 보니 번듯한 주택보단 한 가구가 제대로 생활할 수 없는 공간이지만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주택들은 대부분 노후해 상대적으로 가격은 싸지만 위생적이거나 안전하진 않다. 아이들에게 따로 방을 마련해 주고 집수리도 하고 싶지만 세를 사는 형편에선 녹녹치 않은 상황.

모든 사람이 독립적이고 안전한 생활을 꿈꾸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가 사유재산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국가나 지자체가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주거권’을 실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힘쓰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시흥시주거복지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이 센터는 지역사회 내 주거취약계층을 발굴하는 동시에 주거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삶을 질을 향상시키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

센터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3월,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와 좋은이웃참사랑공동체, 아름다운집 등이 뜻을 모아 센터를 설립했고 주거복지활동가를 사무국장으로 채용했다.

이후, 수많은 저소득층이 이곳의 도움을 받아 주거환경을 개선시키거나 위기의 가정에서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센터가 하는 주요사업으론 도배, 장판, 주택구조 변경 등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집은 희망입니다’와 노후한 창호 등을 교체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정리수납이 필요한 가구에 제공하는 ‘맞춤형 정리수납서비스’,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주거위생환경개선사업’ 등 저소득층들이 자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주거개선사업이 대부분이다.

특히 보증금조차 마련하지 못해 위기에 처한 세대에게 임대보증금을 무이자로 지원해 주는 ‘함께 살아요’란 주거지원서비스 사업은 나락으로 떨어져 좌절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주고 있다.

센터는 ‘함께 살아요’ 사업을 통해 단지 보증금만 빌려주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가구에 지속적인 재무관리를 제공, 보증금을 분할상환하게 하고 2년이 지나면 보증금을 완전히 마련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주거복지센터장인 차선화씨는 “보증금이 없어 낙담한 한 세대가 작은 지원으로 집을 얻고 대리운전 등을 하며 열심히 산 결과 딸을 대학까지 진학 시키는 등 삶의 희망을 얻는 것을 보고 이 사업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자금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곳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함께 살아요’ 사업의 지원금은 지역 내 독지가로부터 받은 1천만원의 후원금이 씨앗이 되어 시작하게 됐다. 

주거복지센터는 민간단체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사례자들을 지원하는데엔 분명 무리가 따른다. 센터의 연간 예산 가운데 개인이나 단체가 후원하는 후원금이 주를 이루고 있어 요즘 같이 경기가 어려운 때엔 이런 후원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많은 정부 예산이 국민복지 향상에 쓰이고 있지만 아직도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제도적으로 벌어진 틈새는 자생적으로 설립된 민간이 담당하지만 이들은 늘 어렵다. 지원할 곳은 많고 예산은 부족하다.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고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구조만 있다면 어떻게 든 절망을 극복할 수 있지만 국가의 지원은 너무 제한이 많은 게 사실이다. 

현장에서 실제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센터는 올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려 한다. 다 자란 이성의 아이들과 작은방 한 칸에서 생활하는 어려운 세대를 발굴해 방을 분리해주는 이른바 ‘주거상향이동’ 사업, 이 사업을 통해 성이 다른 아이들이 한방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심리적 고충을 해결하고 혹여나 발생 할지 모르는 범죄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누구도 곰팡이가 피고 물이 차는 집에서 살기를 스스로 원하진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격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사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고 가정이 무너지고 범죄가 발생한다면 국가나 사회는 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작은 단체가 실현하고자 하는 ‘주거권’이란 단어를 다시 되새긴다. 실질적 소득을 높여주는 것 외에 온 가족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안전하게 누워 잘 수 있는 작은집, 여기서 복지는 출발 할 수 있다. 

시흥시주거복지센터: 시흥시 시흥대로 1087(신천동, 작은자리복지관 내) 031-311-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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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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