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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르포] 장대비 또 온다는데···"침수된 주택 어쩌나"

(시흥타임즈=우동완 기자) 지난 2일 저녁, 신천동 신천이 흐르는 바로 옆 반지하 방(신천동 761-8)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수도를 역류해 솟구쳐 나온 물은 삽시간에 마당을 넘어 반지하 방을 가득 채웠다.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땅에선 하수가 역류하고 있었다. 

이곳의 건물주인 임택선(70)씨는 지난 2015년 이 방을 인근 노인들의 휴식처인 노인정으로 개조해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저녁 갑작스런 침수로 장판, 벽지, 가재도구, 이불 등이 침수 피해를 입어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임씨는 “근 10여년 만에 일어난 침수”라며 “최근 하천 공사때문인지 하수가 역류하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주택엔 시흥시가 설치한 ‘역류방지밸브’가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것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날 함께 침수된 임씨의 맞은편 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는 김장순 할머니(79)는 “이 장치가 있어도 무거운 철제 맨홀로 돼 있어 노인들 힘으로 들어지지도 않고 밸브를 돌리기도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택이 침수된 다음날인 지난 3일, 침수된 2가구에 해당 행정센터에서 제공한 양수기 3대가 설치됐다. 

그리고 피해복구를 위해 나온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물을 퍼내고 장판을 걷어 냈다.

그러나 주민들은 침수피해 이후 독거노인 등에 대해 이렇다 할 구호조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장순 할머니는 “바닥장판을 드러내고 말리고 있어서 마땅히 누울 곳이 없어 쇼파 위에서 잠깐씩 눈을 부치며 며칠을 보냈다”며 “큰비가 또 온다는데 걱정” 이라고 말했다.

노인정이 침수된 임택선씨도 “현재는 노인들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길거리 인도 위에 돗자리를 편 채 쉬고 있다”며 “이렇게 침수가 되기 전에 미리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6일 현장을 찾았을 땐 인근 노인들이 침수된 노인정을 피해 길거리 인도 위에 돗자리를 펴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시에서 보낸 작업자들이 인근 지역의 하수관거를 급히 청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 관계자는 침수피해 조치에 대해 “해당 행정센터에서 피해상황을 파악한 관련 공문이 접수되면 ‘재난안전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재난안전기금은 침수 등으로 피해를 입은 가구에 1백만 원 한도로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기금 지원도 지원이지만 장마비가 계속 예고된 상황에서 2차 침수의 대비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신천동 거주 이모씨(60)는 “역류장치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양수기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 이라며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하여 하수관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장마에 대비해 미리 시설들을 점검 했지만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며 “이번의 경우 역류방지장치가 전기로 작동하는 자동식 신형이 아니라 수동인 구형이라 그런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관리 하에 있는 역류방지시설에 대해선 시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침수피해가 있은 후 해당 행정센터 등이 침수방지 조치를 취한 것은 확인된다. 하지만 침수 이전에 인근지역에 하수관들과 역류방지시설들을 면밀히 점검하고 살폈는지에 대해선 관과 주민들 간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또 재난상황에서 주민센터를 거쳐 대동센터, 해당 부서에 전달 되기 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재난 업무를 처리하는 관련부서가 너무 많아 이를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복희 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하수관의 역류방지와 보상금 지불, 구호 등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통합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같아 보여 재난 시 통합적으로 지원, 구호하는 시스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일부터 시흥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또다시 예고되어 있다. 2차, 3차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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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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