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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칼럼] 마을, Easy Classic, 그리고 음악

지난 2018년 '마을에 스며드는 Easy Classic'을 시흥시 음악협회와 함께 기획한 작곡가 박경애가 기획의도와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한다.

[Classic? Easy Classic?]
[글쓴이: 작곡가 박경애] 통상적으로 클래식음악은 고전음악을 뜻하나 서양의 전통적 작곡기법이나 연주법에 의한  음악을 통칭하기 때문에 흔히 우리가 표현하는 클래식음악이란  클래시컬(Classical)한 음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클래식음악이 다른 장르의 음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연주되어 오고 그 레퍼토리가 수많은 연주자에 의해 재연이 된다는 것은 시간을 뛰어넘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 것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클래식음악'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어렵다" "지루하다" "잘 모르겠다" "재미없다"그들만의 리그 '이질감'등으로 일반대중과의 괴리감이 느껴지는 단어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클래식음악이 이해하기 어려운 음악일 수 도 있겠지만 멀고 비싼 공연장, 관중과 멀리 떨어진 높은 무대가 안그래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음악을 아예 입문할 수 조차 없는 장르로 만들어버리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의미의 Easy Classic을 기획하게 되었다. 

기획에 있어 세가지의 주안점을 두었는데 그 첫 번째는 공연장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은 육아맘, 초등학생, 노인들을 타겟으로 토요일 오전시간을 택하여 마티네 콘서트로 구성한 것이다. 마티네 콘서트는 프랑스어 마탱 (matin: 아침)에서 유래한 말로, 낮에 열리는 콘서트를 의미한다. 

두 번째로 클래식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친밀한 장르인  재즈와의 결합을 시도하였다. 세번째로 간단한 간식(쿠키,커피)를 제공함으로 클래식 공연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를 완화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연출하였다. 다만 공연에 방해가 되지않는 선에서 클래식과 재즈공연의 브릿지 타임에서만 신속히 분배 하도록 하였다.

[마을에 스며들다...]
클래식은 절대 쉬운 음악이 아니다. 이 사실을 부인하며 쉽다고 우기는 것은 대중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음악은 듣기 어려울 수 있고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클래식음악에는 고전이 주는 절대 불변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하고.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이 보석과 같은 음악을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만나게 할 수 있을까.....높은 무대와 먼 공연장을 마을 속에 가져다 놓고 싶었다. 얼굴 표정하나, 숨소리조차 느낄 수 있는 거리에서 연주자와 호흡을 같이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동안의 오해(클래식은 그들만의 리그라는)를 풀 수 있지 않을까...생각했다. 

시흥시의 11개동 중 신현동(포동?)과 거모동(군자동?)2개의 동에서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해보았다. 마침 지난 봄 문화두리기 회원의 일원으로 둘러보았던 도시 재생공간들이 떠올랐다. 마을 속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위치도 좋았고 무엇보다 그 장소들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이 이 콘서트와 어울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종적으로 거모동 도일아지타트. 신현동 학미소풍을 연주장소로 확정했다. 클래식음악이 정식공연장이 아닌 마을의 도시재생공간에서 연주된다는 것 만으로도 대중들의 경직된 마음을 녹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장소는 확정이 되었고 마을에 제대로 스며들기 위해 프로그램 구성에 신경을 썼다. 

여는 공연으로 도일아지타트에서는 군자동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드림필청손년 오케스트라(지휘:염미연)가, 학미소풍에서는 지역의 많은 행사에 초청되고 있는 예꿈소년소녀합창단(지휘:정소영)이 연주했다. 정통클래식과 대중의 인지도가 있는 음악 또는 클래시컬  하게 편곡한 곡의 비율이 4:6 정도가 되도록 구성 하였다. 그리고 창작가곡도 2곡 발표하였다. 

현재 활동 중인 작곡가들은 소위 현대음악 작곡도 하지만 전통적 작곡기법으로 클래시컬한 작곡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창작음악은 듣기 어렵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가사가 있는 가곡은 의외로 대중들이 선호할만 한 음악이 될수 있기에 선정하였다.

1부 클래식 공연과 이어지는 2부 재즈공연에서도  마찬가지로 대중의 인지도가 있는 곡과 정통재즈의 비율을 비슷하게 하였다. 특히 2부에서는 음료를 즐기며 관객과 함께하는 즉흥연주 시간과  보컬 이보경과 함께하는 재즈앙상블이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겉은 같아도 속은 다르다.]
마을에 스며드는 Easy Classic 공연이 참신하거나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몇 년전 부터 찾아가는 음악회도 많이 있고 동 자체의 프로그램으로 소규모 음악회도 많이 활성화되었고 올해만 해도 버스킹 공연을 포함하여 공연이 넘쳐난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고 심지어 같은 컨셉의 공연이 일주일에 2-3개씩 겹치는 경우도 있었다. 

관내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모든 공연에  다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예술가의 입장이든 시민의 입장이든  공연이 많다는 것은 행복하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치게 공연의 횟수만  증가했다는 것이다.  

질은 어떠한가? 겉보기에 그럴듯 하게 포장된 컨텐츠 들을 충분히 녹여 낼 만 한 예산이 있는 것인가? 1회 공연에 할당 예산은 적정한가? 공연의 질은 전문가만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 대중은 어느 전문가보다 똑똑하다. 홍보물만 보아도 안다. 오프닝만 보아도 안다. 

지나친 의전으로 주객이 전도된 행사성 공연이나 과대 포장으로 겉과 속이 다른 공연은 외면 받기 쉽상이다. 이러한 공연들로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어쓴 지역 예술 공연들로 인해 적은 예산으로 알찬공연을 만들어 가는 단체들까지 싸잡아 외면 받을까 두렵다. 

특히 클래식 공연은 특성상 원곡과 다른 앙상블로 구성을 바꿀 때 필연적으로 편곡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대중의 인지도가 있는 곡들을 클래시컬 하게 재구성 할때는 좋은 편곡자가 절실하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 부분에 예산은 거의 없다시피 하였다. 

편곡자 부재에 따른 데미지는 고스란히 연주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며 연주자가 알아서 윗선율 아랫선율 나눠가며 연주해야하는 수고로움을 감내해야한다. 더욱 마음 아픈 것은 이런한 수고로움을 연주자도 당연시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매체의 발달로 양질의 음악에 노출되어있는 대중들의 귀를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귀에 익숙한 음악이라고 해서 무조건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얼마나 철저히 준비되었고 기획의도 대로 잘 진행되었는가가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그러한 측면에서 마을에 스며드는 Easy Classic공연의 프로그램 중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외 8곡이 시흥시 음악협회만의 편곡으로 재구성되어 연주된 것은 겉은 같아도 속은 다르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한 질적 투자를 했을 때 공연후의 긍정적인 반응들은 기획자와 연주자만이 가지는 자긍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도 확연이 느낀다는 것이다. 

기획과 편곡에 얼마만큼의 중점을 두었는지 구체적으로 느낄 수 없지만 “오늘공연의 보칼리제는 특이하게 목관악기가 연주했어” “ 대니보이라는 노래가 연주곡으로서도 충분히 매력이 있네”“더 오래 사랑하기 위해 라는 노래는 처음 들어보는 곡인데 애잔하고 느낌이 참 좋았어”“엄마! 저거 귀쿠지로의 여름 피아노학원에서 배웠는데 여러명이 연주를 하네” 등의 공연소감을 들어보면 얼마나 대중들의 귀의 수준이 고급인지 알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대중을 너무 저평가 하고 있어서 외면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믿고 보는 음악협회표 공연]
올해도 작년에 이어 수많은 공연이 쏟아지듯 나왔다. 콜라보레이션 공연과 팝페라 뮤지컬등 대중적인  컨텐츠들의 향연속에 오히려 정통 클래식공연에 목마른 클래식 애호가들이 소외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겉은 같아도 속은 다른 양질의 공연을 실연해보고자 노력한 음악협회표 찾아가는 음악회가 바로 “마을에 스며드는 Easy Classic“이다. 

이 공연은  문화예술법인단체 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시흥시가 주최하고 시흥시 음악협회가 주관 하였다.

시흥시 음악협회는 음악전공자들로 구성된 전문예술단체로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에 본부를 두고 있다. 1990년에 창단하였고 인근 타도시에 비교해서도 유서 깊은 28년 역사를 지닌 시흥시의 자랑스러운 음악전문단체이다. 

우리는 이 보석과 같은 클래식 음악에 시민들이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취지로 음악협회표 찾아가는 음악회, 콜라보레이션 음악회를 기획한 것이다. 물론 우리의  최종적인 목적은 관객이 스스로 공연장으로 찾아오도록 하는 데 있고 클래식 애호가들의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정통클래식 공연프로그램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시흥시의 문화예술, 특히 음악분야의 공연들이 질적으로 탄탄해 지고 시민들이 관내에서 이루어지는 음악회를 외면하지 않고  믿고 보는 음악회가 되도록 음악협회만의 고집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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