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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최악의 정치는 피하라.

(시흥타임즈=우동완 편집장)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갈등이 끝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지루한 이 긴 싸움의 시작은 표면적으론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돌이키건데, 다수당 시의원들은 지난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어린이집 안전공제 보험금을 본예산에 끼워 넣었고 시 집행부는 이에 동의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예산이 특정단체를 지원하는 선심성 예산에 해당되고, 이를 지원할 조례가 없다는 관계로 시 집행부는 예산 집행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이에 격분한 다수당 시의원들은 “타 지자체도 조례 없이 지원하는데 왜 우리만 할 수 없다는 것이냐”고 반발했고, 이는 의회 파행으로 또 의장 불신임과 추경예산삭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시 집행부는 왜 타지자체도 지원하는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살펴 보건데, 물론 조례 없이 지원하는 지자체가 있다고 하지만 지난날 동아리 지원금 사건에서 지원 조례 없이 예산을 지원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엮여 곤욕을 치렀던 시장과 시 집행부 입장에선 비슷한 경우에 이일이 그렇게 간단히 처리할 문제는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예산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누구도 지적하지 않은 채 예산이 통과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조례가 문제인 것을 사후에 알았다 쳐도 의회와 시가 조례제정 등을 처리할 수 있었던 시점을 서로의 반목으로 지나쳤다는 것은 오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이 일을 계기로 전체 추경예산을 잡고 흔들고, 자신들이 뽑은 의장을 두 번이나 불신임 하고, 동료의원을 제명하자고 나서는 다수당 의원들의 행동은 시민들이 이해 가능한 견제의 선을 넘어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예산에 동의하고도, 집행하지 않는 시를 향해 통로를 닫은 다수당 시의원들의 심정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일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비로소 정치력이란 것을 보게 됩니다.

의장불신임과 윤리위 회부, 추경예산 삭감 등 다수당 의원들이 쥐고 흔들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시 집행부를 강압하는 방법이 과연 시 집행부를 능률적으로 견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인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그저 다수당 의원들이 분개해 힘을 과시하고 집행부를 길들이는데 급급해 보이는 것은 이것이 정치력에서 나오는 호소나 소통, 설득, 협상과 같은 기본적인 정치의 기술들을 무시하고 물리력에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의장 불신임과 같은 일도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긴 하지만 양측 모두가 할 말을 정해놓고 “나는 소통하려 했다” 고만 한다면 그건 ‘소통’이 아니라 ‘통보’한 것에 불과해 사태 해결에 나섰다 볼 수 없습니다. 

일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다른 사심 없이 이 문제만 해결하고자 했다면 금세 해결되고도 남았을 겁니다. 

그래서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자신들은 아니라고 항변 하지만 이미 외부에선 의장자리 싸움으로 보고 있고 다수당의 횡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태의 진행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 보단 다른 뜻을 펼치려 한다는 의심은 시민들 사이에서 차고도 넘칩니다. 

시민사회는 의회가 장기간 파행되고 의장이 자주 바뀌고 예산이 삭감돼 피해를 보는 것에 개탄하고 있습니다. 

“의원들도 맘이 편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정치적 기술들을 발휘해 인정할 것은 서로가 인정하고 의회를 정상화 시키는 데 총력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사마천이 말하길 “제일 좋은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고, 그다음이 이익으로 국민을 유도하는 것이고, 세 번째가 도덕으로 설교하는 것이고, 아주 못한 것이 형벌로 겁주는 것이고,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투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시민과 다투는 최악의 정치가 자신들의 뜻과 다르게 시흥 땅에서 벌어지질 않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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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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