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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터뷰] “독립운동의 희생, 제대로 배우고 예우해야” 오태근 광복회 시흥시지회장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분들과, 그 후손들이 제대로 된 예우를 받지 못했던 현실을 압축한 말입니다. 이제는 분명히 바뀌어야 합니다.”

지난 7일 시흥시 능곡동 보훈회관에서 만난 광복회 경기도지부 시흥시지회 오태근 지회장(76)의 말에는 오랜 세월 쌓여온 아픔과 절실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오 지회장은 일제 치하에서 만세운동 등 독립운동에 참여하다 옥고를 치른 오창선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다. 그는 지난 2019년 시흥시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뜻을 모아 광복회 시흥시지회를 설립한 이후, 독립유공자 발굴과 기념사업, 광복 행사, 역사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시흥시에는 3·1운동을 주도해 국가로부터 훈장과 포상을 받은 독립지사로 김천복, 윤동욱, 장수산, 권희, 윤병소 등 5명이 있다. 오 지회장은 “과거 면적이 넓었던 시흥군 시절에는 28명의 독립유공자가 있었지만, 이후 행정구역이 분리·승격되면서 현재 시흥시로 귀속된 유공자 수는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흥시는 이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기 위해 근린공원 등에 독립지사 기념비를 단계적으로 건립해 왔으며, 지난 2023년 독립지사 5명에 대한 기념비 건립 사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광복 이후 78년 만에 이뤄진 일로, 시흥시 광복회와 시흥시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실이었다.

시흥시 광복회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독립운동의 가치가 과거에 머무르지 않도록 후손까지 이어지는 실질적인 예우 확대와 지역 독립운동사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시흥시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은 모두 41명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광복회를 중심으로 모여 독립유공자 예우 개선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하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독립유공자 보상 범위를 최소 2대(代) 유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뒤늦은 포상으로 보상이 1대에 그쳤던 유족의 경우, 자녀 세대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오 지회장은 “개선되고 있는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 선언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실질적이고 희망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1945년 8월 14일을 기준으로, 광복 이전에 순국한 분들과 이후 별세한 분들 사이에 제도적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은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복을 하루 앞두고 순국하셨느냐, 이후에 돌아가셨느냐로 예우가 갈린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시흥시 광복회는 현재 또 하나의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교육이다.

광복회는 지난 2023년 시흥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립운동사 교육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우리고장 독립운동사’ 프로그램은 2025년 12월까지 누적 41개 초등학교와 1개 중학교, 223학급에서 총 5,33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 지회장은 “제대로 된 역사를 알리는 것이 오늘날의 또 다른 독립”이라고 강조했다.

교육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근 교육이 진행된 시흥가온중학교에서는 학교 부지가 과거 독립운동에 헌신한 권희 지사의 생가 터였다는 사실이 소개되면서, 학생들의 수업 몰입도와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 학생은 소감문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독립운동이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지금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지회장은 “광복회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지키는 단체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정신을 오늘과 미래로 이어가는 단체여야 한다”며 “보훈단체는 많지만, 광복회는 독립운동을 통해 나라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을 위한 합당한 예우가 뒷받침될 때, 조국을 위한 헌신은 비로소 온전히 빛날 것이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지고, 광복회가 그에 걸맞은 존중과 평가를 받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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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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