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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검은 물이 깨끗하다고요?”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 "검은 물이 깨끗하다" 하는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LH가 조성한 시흥시 은행동·계수동 일대 ‘은계지구’의 수돗물에서 검은 이물질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 민원은 지난 2018년에 발생했는데, 조사 결과 상수도관 내부 코팅제인 에폭시가 벗겨지면서 수돗물에 섞여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시흥시는 상수도관을 설치한 LH에 상수도관 교체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초기 민원이 발생했던 5개 단지 중 4개 단지에 임시방편으로 정밀여과장치를 설치토록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다른 아파트 2개 단지에서 같은 민원이 발생해 확인해 보니 계량기 스트레이너에서 코팅이 벗겨진 물질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민원이 제기된 단지 이외의 상수도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리라 강하게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관련하여 시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수질엔 이상 없다”고 자신 있게 밝혔습니다. 

그러나 은계지구에서 본지로 제보해온 필터의 사진들을 보면, 검게 변한 필터에 알갱이가 섞여 있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상수도관 내부에서 벗겨진 코팅제로 추정됩니다. 

이걸 보고 그 누가 인체에 해가 없는 깨끗한 물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시는 LH에 은계지구 아파트 13개 단지 전체와 학교에 대해 정밀여과장치 설치를 요구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민원이 제기된 몇 개 단지에만 정밀여과장치가 설치되면서 아이들이 있는 학교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상업시설 등에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물론, 정밀여과장치 설치는 임시방편이고, 잘못된 상수도관을 설치한 LH는 원칙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원인 해결에 나서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상수도를 공급하고 시민을 대리해 안전을 챙겨야 할 시 행정부가 첫 민원이 발생한 이후 5년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은계지구 13개 아파트 단지 1만 3천여 가구의 생활 수준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필터를 달지 못하고 이물질이 섞여 나오는 그대로 사용하는 가정과 상가도 많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시 정부는 검은 이물질이 눈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수질 검사상 안전하다는 말로 시민을 농락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물을 먹고 마시는 당사자라면 그런 말이 나올 수 없습니다. 

시는 책임을 면하려고만 말고, 시민의 심정을 헤아리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사업책임자인 LH에 대항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는 역량을 보여야 시민의 신뢰를 얻을 것입니다. 

더불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뚜렷한 증거가 눈앞에 있음에도 원인 제거 등에 신속히 나서지 않는 LH를 강하게 규탄합니다. LH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고 즉각적인 해결에 나서길 시민의 한사람으로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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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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