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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공공성에 눈감은 '시의회'

지난 21일부터 시흥시의회 240회 2차 정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의회에선 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과 조례안 등을 심의하는 매우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시의원들이 가장 막강한 화력을 발휘할 때가 시 사업과 관련된 조례안을 무력화 시키거나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순간일겁니다. 

시의원의 책무와 역할을 생각해볼 때 합리적이지 않은 정책이나 예산을 골라 잘라버리는 것이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린 시 행정부의 거수기가 아니다”라는 식의 의사표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의원의 권한이 유효적절하게 쓰여 지고 있는가에 대해선 논란이 있습니다. 

지난 22일 열린 자치행정위원회에선 시가 제출한 일명 잔디사업 조례안 등 3건이 부결처리 됐습니다. 

조례안이 부결처리 되면서 해당 사업들은 좌초되거나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그런데 부결된 이유를 살펴보면 좀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띕니다.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라는 말은 정치적의도가 짙게 관여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추론을 불러옵니다.

예컨대 잔디사업의 경우 사업을 펼치는 주체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당 사업은 현 시장과 가까운 시 공보정책담당관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잔디사업을, 왜 공보담당관이 하는가에 대해선 사실 몇 년간 끝없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튼 이 사업은 시작됐고 지난 5년간 시에서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최근에 와선 ‘학교 우레탄 운동장 사태’로 기화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레탄 운동장의 대안으로 천연잔디가 적합하다는 인식이 퍼진 겁니다. 

잔디를 깔고 관리하기 위해선 인력이 필요하고 키우는 농가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학교 운동장에 천연잔디를 공급하게 되면 자연히 관련 산업이 동반성장하는 ‘연계’가 가능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비용적 측면에서의 장점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이런 효용은 다 재껴 논 채 현 시장과 가까운 그 인물이 사업을 진행한다는 이유와 그간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조례안을 부결처리 했습니다. 

사과나무도 첫 열매를 맺기 위해선 3년이 넘게 걸립니다. 하물며 처음 시도하는 사업에 마술과 같은 성과를 바란 건 아니겠지요.

성과로 말한다면 이제 수많은 과실을 맺을 찰나인데 더는 못 기다린다며 싹둑 잘라버린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시의원들이 사업을 좌초시켜 시민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 가는가 살펴봐야 합니다. 혈세 낭비를 방지 했는가, 아니면 더 좋은 사업을 유치 또는 제안했는가. 

현재로선 둘 다 아닙니다. 천연잔디 운동장 조성의 욕구가 높은 상황에서 일반기업을 통해 잔디를 심는 비용과 시에서 직접 잔디를 심는 비용을 따져보면 어느 쪽에 혈세가 더 들어가는 지 금방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그냥 반대파 사람이 하는 사업 하나를 못하게 한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의회는 반대 논리의 이유가 미비하고 반대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우세한 것도 아니면서, 우레탄 운동장에 갇힌 학생들의 안전엔 눈감았고 잔디를 관리하는 전문 인력의 양성을 막았으며 농가에 고부가가치 농작물을 보급하는 길은 없애버렸습니다.

해서 안 될 이유보다 해야 되는 이유가 더 많은 사업을 반대한 논리. 이것은 공공성에 기초한 의회의 모습이 아닙니다. 

반대파 사람이 하더라도 공공성에 기초해 자세히 분석하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하고 같은 편이 하는 사업이라도 전시성, 낭비성에 지나지 않는다면 과감히 잘라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이 의회에 바라는 것은 이런 공공성의 철학과 합리적 논리의 기초입니다. 지역에서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식의 편 가르기는 시와 시민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습니다. 

시의원들 모두가 시민과 공익을 위해 일하고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집단적 헤게모니에만 목을 매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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