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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한 명을 외롭지 않게 만드는 용기’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난달 일이었습니다. 시흥시 월곶동에 거주하는 한 장애인이 자살을 기도하려 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장곡지구대 경찰은 그를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자살은 막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그의 딱한 사연을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10여년 전 30대 젊은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풍)으로 왼쪽 전신이 마비되어 장애 2등급을 받았던 그는 최근 장애등급 심사에서 등급이 하락되었습니다.

장애등급이 하락되자 지금까지 그가 받아오던 여러 가지 치료 등 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몸이 성치 않으니 일을 할 수도 없었고, 혼자 사는 형편이라 따로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습니다.

1인가구로 국가의 지원을 받아 근근이 삶을 유지해오던 그에게 찾아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은 그를 아파트 옥상 위 난간에 서게 만들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그를 살릴 수 있었지만 답답하고 아린 사연에 불안하긴 마찬가지 입니다. 관계기관에 그를 구제할 방법이 있는지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들은 역시 시큰둥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안전망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건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박 모 씨와 두 딸이 생활고로 고생하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명 ‘송파 세모녀 자살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지금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있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과 무관하게 요즘은 다가온 지방선거로 시끄럽습니다. 

헌신하고 봉사하겠다는 이들로 차고 넘치지만 그들이 말하는 선전문구가 진실일까 하는 의문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지방선거의 구조상 공천만 잘 받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니, 시민보단 당이 우선이고, 일단 되고 보자는 식의 사람들이 대다수라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당선이 되더라도 치적을 위해 멀쩡한 동네 보도블록을 매년 수십억 예산을 들여 갈아엎고, 표가 될 만한 단체행사만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으니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그 선전문구에 신뢰가 갈리 없는 것입니다.
 
골목 구석구석에 닫혀있는 문을 두드려 소외되고 차별받아 사선(死線)에 선 이웃이 있는지 돌아보는 정치인이 없는 이유는 정치권에 책임이 크지만 시민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정당들이 자신들에게 줄을 서서 공익보단 사익을 생각하는 무늬만 정치인인 자들을 걸러내지 않았고 시민들 역시 정치의 주인으로써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통 받은 것은 밑바닥 서민들입니다. 하루하루 근근이 살면서 기댈 언덕 하나가 없어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이 주변에 있다면, 지금 정치인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뛰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매년 갈아치우는 그 수십억으로 벼랑 끝에선 이들이 떨어지지 않게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겠다는 그런 사람은 왜 없는지 답답합니다.

백 명을 기쁘게 하는 일과 한 명을 외롭지 않게 하는 일이 나란히 있을 때 후자를 선택하는 용기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깨어있는 시민들은 아마 그를 선택하게 될 겁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반드시 그런 인물이 가려지고 또 선출되어 소외와 차별없이 함께 사는 세상이 펼쳐지길 간곡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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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살아남은 수달이 왔다”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난 10일 저녁, 시흥시 능곡, 장현 일대를 가로질러 서해로 빠지는 도심 속 하천인 장현천에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 나타났습니다. ▶관련기사: [영상] 시흥시 장현천서 멸종위기 1급 '수달' 포착 어둠이 내린 저녁 하천변을 산책하던 시민들에 의해 목격된 수달은 열심히 물고기를 잡다가 인적에 놀라 달아났습니다. 시민의 휴대폰으로 촬영된 생생한 영상은 반가움과 놀라움을 자체였습니다. 수달은 야행성이라 사람을 피해 주로 밤에 먹이활동을 하는데 장현천에 물고기 등이 풍부해지자 도심 속 하천인 이곳까지 활동반경을 넓힌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이 수달이 어디서 왔고, 어디에 사는지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단지 아파트 개발로 몸살을 앓던 시흥 도심 속 하천이 전보다는 깨끗해졌고, 그로 인해 생태계가 살아나면서 이들도 우리 곁에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란 추측입니다. 혹자는 본래 그들이 있던 자리를 인간이 빼앗았고, 그들이 다시 자기의 영역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하다고 역설합니다. 여하튼,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 그들이 찾아왔다는 건 분명합니다. 수달뿐 아니라 시흥에는 세계적으로 2400여 마리만 남았다는